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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공부하기/인문학

[철학] 불교의 자연관

by som-mong 2022.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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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불교 문화에는 환경을 파괴하는 모습도 있고, 자연과 친화적인 모습도 있다. 불교사찰에서 쓰레기를 무단으로 버리고 산림을 훼손한 사례가 적지 않게 보도되고 있지만, 또 그와 반대로 한국불교 문화 속에서는 환경을 적게 오염시키고 자연을 보전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덕목과 시설도 남아있다.
  불교사찰이 자연을 훼손하는 부정적인 모습은 자연림을 훼손하는 것, 수질을 오염시키는 것, 쓰레기 문제 등이 있다. 이러한 환경훼손은 관광지로서의 사찰의 환경, 사찰 관계자들의 환경적 지식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 무분별한 사찰의 불사, 관리의 부실, 사찰 환경문제에 대한 참여와 연대의 부족, 환경교육과 홍보의 부족 등이 그 원인이다.
  그에 반해, 친환경적인 덕목과 시설로서 불살생의 생명 운동인 ‘채식 문화’, 음식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발우공양’, 사찰의 전통 화장실인 ‘해우소’, 생명을 해방해주는 ‘방생 법회’를 제시할 수 있다.
  이처럼 현재의 한국불교 문화에서는 자연환경을 훼손하는 측면과 친환경적 측면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그러면 불교사상의 자연관은 무엇인가? 불교에서는 “천지는 나와 한 뿌리이고 만물은 나와 한 몸이다”라고 하고, “마음과 대상 세계는 둘이 아니다.”라고 한다. 허응당 보우는 그의 저술 가운데 「일정론」에서 화엄종의 ‘일즉일체’를 독자적 관점으로 재해석한다. 「일정론」에서는 불교에서 말하는 ‘천지와 내가 하나가 되는 경지’가 유교에서도 가능하다는 전제 위에서 그것을 유교의 언어와 관점으로 다시 풀이하고 있다. ‘일(一)’은 천지 만물의 근거이면서 변화의 중심인데, 이는 유교의 천리(天理) 곧 이(理)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리고 ‘정(正)’은 사람의 마음이 바르고 순수해서 잡됨이 없다는 것인데, 이는 유교에서 말하는 마음의 올바른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일’은 천지 만물을 관통하고 그것을 변화하게 하는 것이고, ‘정’은 사람의 마음이 바르다는 것인데, 이 둘이 같다면 사람의 마음과 천지 만물이 같은 것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체험은 지역에서 생기는 여러 환경문제를 개선하는 운동에 참여하는 원동력이 된다.
  한국 전통 사찰에서도 자연 조화의 모습을 읽을 수 있다. 전통 사찰은 동식물의 생태계와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사찰의 건축이 주변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고 있고, 그 건축물이 가지고 있는 상징이 있으며, 전통 사찰의 조경에서는 자연 조화와 자연미를 느낄 수 있다. 전통 사찰을 생태 경관적인 측면에서 보면 일종의 비오톱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것을 전통 사찰의 수목, 연못, 마당과 풀밭, 건물에서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전통 사찰의 구성은 ‘물’, ‘산’, ‘길’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고, 이 점에서 전통 사찰의 자연 조화로운 측면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청평산 문수원의 조경에서 무위자연의 기법을 발견할 수 있다. 
  불교의 자연관에는 자연과 하나 되는 측면이 불교사상과 전통 사찰의 역할과 구성 속에 존재하지만, 현재의 불교문화 속에서는 환경을 파괴하는 측면도 존재한다.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불교의 자연관이 환경문제의 대안이 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불교의 자연관이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 아직 부족한 점은 많지만 서양의 근본 생태론과 불교의 자연관을 결합하여 우리나라에 맞는 현실적인 방법을 고려한다면 환경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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