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니샤드 시대에는 인간의 운명이란 카르마의 법칙에 따라 윤회의 세계에서 끝없는 생사를 되풀이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따라서 우파니샤드의 철인(哲人)들은 어떻게 하면 이 윤회의 세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행위는 반드시 결과를 초래하므로, 아무리 선한 행위라도 윤회세계에서 벗어나게 하지는 못한다. 그러므로 우파니샤드의 철인들은 윤회의 세계에서 벗어나 절대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행위가 아니라 우주의 영원하고 절대적인 실재 자체를 아는 지식(知識, jnana)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우파니샤드(Upanisad)란 말은 ‘가까이 앉는다’라는 뜻을 지닌 말로써 선생과 제자가 가까이 앉아 대화를 통하여 비의적(秘義的)인 지식을 전수했다는 데서 주어진 이름이다. 따라서 우파니샤드에서는 주로 대화의 형식으로, 우주와 인생의 비밀을 아는 신비한 지식을 아무에게나 전달하지 않고 스승과 제자라는 특별한 관계 아래서만 전수한다.
초기의 우파니샤드는 산문으로 되어 있으며 이들은 종파적인 성격을 띠지 않는다. <브리하드아란야카(Brhadarannnyaka)>, <찬도기야(Chandogya)>, <아이타레야(Aitareya)>, <카우쉬타키(Kausitaki)>, <타잇티리야(Taittiriya)>, <케나(Kena)> 우파니샤드는 초기에 속하는 것들이다. <카타(Katha)>, <슈베타슈바타(Svetasvatara)> 우파니샤드는 중기에 속하는 것이다. 중기의 우파니샤드는 운문으로 씌어진 것이 특징이다. <프라슈나(Prasna)>, <마이트리(Maitri)>, <만두키야(Mandukya)> 우파니샤드는 후기에 속하는 것이다. 초기의 산문체 우파니샤드에서는 순수하게 사색적인 측면이 강하고, 후기로 갈수록 종교적인 숭배와 헌신에 관한 것이 많다.
우파니샤드의 사상은 여러 가지가 혼재되어 있어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각 사상의 공통점은 ‘지식(知識, Jnana)의 중시’이다. 의례와 제사 대신에 사색을 통해서 우주의 영원하고 절대적인 실재를 탐구하는 것을 중요시하게 된 것이다.
우파니샤드의 궁극적인 지식은 브라흐만을 아는 지식이다. 브라흐만은 원래 브라흐마나에서 제사에 쓰이는 성스러운 말 혹은 이 말의 성스러운 힘 등을 나타내는 말이었다. 이 개념이 우파니샤드에 와서는 더욱더 형이상학적으로 발전하여 제의(祭儀)와 관련된 의미는 거의 없어지고 우주의 궁극적 실재 내지 힘을 의미하게 되었다.
우파니샤드에서는 세계의 다양성의 배후, 즉 모든 신들과 피조물들, 인간과 자연의 이면에 하나의 절대적 동일성인 최고의 브라흐만이 존재한다는 사상을 펼치고 있다. 브라흐만은 전 우주이며, 생물이든 무생물이든 우주 안에 있는 모든 것이라고 일컬어진다. 이렇게 브라흐만을 우주와 동일시함으로써 우파니샤드에서는 모든 것 안에서 브라흐만을 보고 브라흐만 안에서 모든 것을 본다. 모든 자연의 사물들 안에 브라흐만의 내재성을 인정하는 한편, 동시에 창조된 세계를 뛰어넘는 브라흐만의 초월성에 대해서도 성찰했다. 브라흐만은 세계 전체를 포괄하되 세계를 휠씬 초월하며 또 그 자신의 일부분으로서 온 우주에 편재해 있다고 보았던 것이다.
이처럼 우주의 절대적 통일원리가 통찰되는 가운데 그것은 인간 존재의 동일성으로 파악되기도 하였다. 즉 우주의 궁극적인 실재인 브라흐만은 곧 다름 아닌 인간의 실재라는 것이다. 우파니샤드에서는 참 자아를 아트만(atman)이라고 불렀으며, 무엇이 인간의 불변하는 자아를 구성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깊이 성찰하였다. 인간존재의 근거로 숨(prana)을 거론하였으며, 의근(意根, manas), 의식(意識, vijnana) 등이 인간의 본질적 자아로 거론되었다. 여기서 한층 더 심화하여 자아의 네 가지 상태에 대해 고찰하였다. 첫째는 우리가 깨어있는 상태에서의 자아이다. 둘째는 꿈을 꾸고 있는 상태의 자아이다. 셋째는 꿈도 없는 깊은 수면의 상태에서의 자아이다. 이는 어떤 감각기관이나 의식작용도 없으며, 무한한 순수식(純粹識)만이 밑바닥에 깊이 깔려있는 상태이다. 넷째는 희열(喜悅, ananda)상태에서의 자아이다. 자아가 특정한 대상 없이 순수의식으로서 스스로 밝게 존재하는 상태이다. 이러한 상태는 요가와 같은 정신적 훈련을 통해서 얻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자아는 모든 인간에게 공통된 자아이다. 인간을 포함한 세계는 하나의 궁극적 실재에 참여하고 있으며 브라흐만은 우주의 아트만이며, 아트만은 인간에게 내재하는 브라흐만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범아일여(梵我一如)의 사상이다. 이러한 범아일여의 진리를 깨닫고 체험하는 것이 곧 해탈(moksha)이며 윤회로부터 벗어나는 길이다.
'적당히 공부하기 > 인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철학] 불교철학-삼국시대의 불교 (0) | 2022.06.26 |
---|---|
[철학] 형이상학-Riddles of Existence (0) | 2022.06.26 |
[철학] 우파니샤드의 기본개념 (0) | 2022.06.25 |
[철학] 현대인식론 (0) | 2022.06.25 |
[철학] 주희의 자연관 (0) | 2022.06.2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