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현상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로 인해 2020년 노인인구가 900만 명에 육박했고, 2030년에는 1,200만 명 이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현재 79세(남자 76세, 여자 82세)로 1960년 52세에 비해 27년이나 길어졌다. 이는 세계 다른 나라 중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예견과 동시에 인구 고령화에 대해 우리 사회가 제한된 기간 내 시급히 준비해야 할 일들이 많음을 의미한다. 노인 문제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노인 문제의 원인부터 살펴보자.
노년기에 들어서면서 노령화는 자연적인 현상이고 노령화에 의한 생리적, 신체적 변화는 강화보다는 약화로 변화해 간다. 이런 자연적 현상과 더불어 질병에 대한 저항의 약화는 각종 만성병과 노인병에 시달리게 된다. 치매 노인을 치료하는데 매월 1백50만원에서 2백만원이 소요되는 등 의료비 부담도 엄청나다. 이러한 노인의 건강 문제는 개인적 차원에서 해결된다면 다행이지만 수입과 가족 지지의 부족으로 해결이 안 될 경우 사회적 부담을 가져오는 심각한 문제가 된다.
노인들은 퇴직으로 인해 정기적 수입이 단절되고 연금, 퇴직금, 저축, 재산 수입 등에 의존하게 되는데 이는 이전 수입에 비해 월등히 부족한 상태이다. 노령연금제도가 완비된 서구 선진국의 노인들은 대부분 먹고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독일의 경우 40년간 연금을 부은 뒤 평생 소득의 70%를 연금으로 받는다. 신체와 정신만 건강하다면 자원봉사에 참여하거나 여가 활동을 하면서 황금빛 노후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한국 노인들의 사정은 이와는 딴판이다. 국민연금 제도가 지난 88년 도입된 만큼 오는 2008년부터 노령연금 수혜자가 생긴다. 그러나 현재의 노인들에 있어 국민연금은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회사에 다니다가 정년퇴직한 뒤 종전 직업에 버금가는 직장을 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장사 등 자유업에 종사했다 해도 신체가 원활하지 못해 경제활동에서 탈락한다. 55세 이상의 취업률은 15.5%에 불과하다. 결국 경제활동을 못 하게 되면 소득도 끊어진다. 현재의 노인은 경제적으로 혼자 준비해야 하므로 준비되지 않은 노인들은 빈곤해질 수밖에 없고 이런 빈곤 노인 인구의 증가는 사회적으로 책임질 수밖에 없어 사회 문제가 된다.
노령이 되면서 퇴직이라는 제도에 밀려 직장에서 물러나면 직업 역할의 상실을 가져온다. 직업 역할 상실은 단순히 직업에서 얻는 역할 뿐 아니라 직업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모든 사회적 역할들이 함께 상실되므로 역할로 인해 생겼던 자아상이 흔들리고, 또 가정에서는 가장으로서 생계 유지역할도 상실하게 되므로, 역할상실에 대한 대안적 역할이 대치되지 않고 상실만 심하면 자아 정체감에 혼돈이 생긴다. 사회적으로도 노인의 역할과 규범에 대한 합의된 내용이 없어 현시대의 노인은 역할 혼동과 무역할로 고통을 받게 된다.
퇴직에 대한 준비가 되지 않았던 노인들은 퇴직 후 경제적으로 독립될 수단을 잃고 자녀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되는데 현재 경제 체제 내에서는 자녀에게 의존하는 것도 문제가 많다. 자녀들의 부모에 대한 부양의식이 약화하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또한 경제적 의존 이외에도 건강으로 인해 신체적 능력을 상실하였을 때 과연 누구에게 의존할 수 있을 것인가가 문제이다. 핵가족화, 가족 수의 소수화, 여성의 취업으로 노인을 보호할 인력이 가정 내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실제로 지난 81년만 해도 3세대가 동거하는 가구의 비율이 69.1%였으나 지난 96년에는 32.4%로 급락했다. 반면 노인 단독세대 비율은 이 기간에 19.8%에서 53%로 껑충 뛰어올랐다. 앞으로 가족 구조의 변화는 노인 보호 문제에 있어서는 부정적인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므로 노인의 보호는 사회적 보호의 개념에서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과거에는 노년층까지 살 수 있는 사람도 적었고, 노년층까지 산다고 해도 별로 긴 세월이 아니었다. 하지만 과학과 의료기술은 평균 수명을 연장했고, 일을 할 수 있는 기간은 상대적으로 줄였다고 할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수명은 90년 71.27세에서 2천년에는 74.25세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래서 특별한 역할이나 일없이 긴 여가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긴 여가시간을 메꾸어 줄 여가 활동, 사회활동, 시설 등이 필요하나 턱없이 부족하여 다양한 노인층을 만족시켜 줄 여건이 되지 못하고 있다. 노인들은 여가투성이의 생활해야 하는 입장으로 여가 자체가 즐거움이라기보다는 무료함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으며, 또한 그것은 노인들에게 정신적, 정서적 고통을 안겨 주는 결과를 초래한다.
또한 교육이나 경험의 차이에서 오든지 간에 자녀와의 세대 차이는 노인에게 있어서 가정 내에서 심리적 소외를 초래한다. 한국노인문제연구소가 1996년 전국 65세 이상 노인 1천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노인 생활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인 단독세대 중 부부가 함께 사는 경우가 30%, 홀로 된 노인이 자녀와 떨어져 혼자 사는 경우는 23%로 조사됐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연구소 측은 자녀가 부모 모시기를 꺼리는 예전과 달리 최근엔 부모 쪽에서 가사 결정권이 없자 최소한의 능력만 있으면 기혼 자녀와의 동거를 피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또 사회적으로 젊은 세대와는 전혀 사회적 교류가 이루어지지 않아 사회로부터 소외된다. 사회적 지위, 사회적 이동, 등은 사회적 거리감을 만들어 내고, 사회적 가치관과 사회화의 차이는 세대 간의 고립을 만들어 낸다.
‘노인 왕국’ 한국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세계는 지금 고령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많은 사회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우리나라의 고령화는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대비는 다소 늦은 감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현재 해법을 생각해보자.
우리나라는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사회의 고령화’가 급진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16년과 2018년을 정점으로 각각 생산가능 인구와 총인구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경제가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그간 상대적으로 노동시장에 참여가 미흡했던 고령자의 효율적인 활용이 절실하다. 노인인구를 활용하는 것은 국가뿐 아니라 사회나 개인 모두가 이득을 볼 수 있는 길이라고 본다. 일하는 노인들이 많아지면 소외된 노인들이 파고다 공원이나 경로당 등에서 할 일 없이 무리 지어 있는 일이 줄어들게 된다. 노인들이 여러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함으로써 사회가 밝아지고 의료비 절감 등 사회적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노인부양의식 약화 등으로 노후에도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노인 개개인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노인들의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시설을 세워 노인을 위한 체계적인 재훈련, 직업훈련을 벌이고 이를 통해 노인들을 민간부문에서 필요한 노동 인력으로 만들어야 한다. 관 주도에서 민간 주도의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체계적인 노인 일자리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법적·제도적인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노인들 자신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아직 사회적 시스템이 열악하다. 노인들이 평생 습득한 지식과 숙련을 활용할 수 있게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먼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년 연장과 관련된 법 제도와 평생교육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고령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장들에 혜택이 돌아가게 하거나 노사 간의 협의를 위해 고령 근로자의 고용을 유지할 수 있는 장치 등이 요구되어 진다.
그와 함께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실버산업을 주목해야 한다. 정부에서는 노인시설의 확충, 재가복지시설의 확대, 노인수발보험 실시, 바우처제도 도입 등 많은 대안을 내놓고 있다. 특히 소규모 요양시설, 그룹 홈 등 재가시설 쪽으로 관심을 더 많이 기울이는 것 같다. 이는 정상화 이론이나 지역사회복지 중심의 이론적인 측면에서 볼 때도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미 초고령사회인 일본도 대규모 시설보단 지역사회복지 중심으로 선회하고 있다고 한다. 위의 대안들은 당연히 꼭 필요한 것들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어르신을 공경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다.
과거의 낡은 사고를 바꾸기에만 급급한 것보다는 과거부터 내려오는 우리 정서에 맞는 ‘공경 의식’을 되살리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겉으로만 노인을 공경하자는 의식의 수준에서 과거부터 내려오는 진정한 ‘공경 의식’을 환원하는 것이 진정으로 필요할 때이고 마음가짐이 되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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